환경

케냐 쓰레기 분리 배출 정책과 재활용 시스템 : 플라스틱 금지 국가의 자원 순환 도전기

jiablog 2025. 8. 9. 22:50

케냐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 중 하나로,

자연 자원이 풍부하고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쓰레기 처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생활 폐기물의 증가와 불법 투기, 매립지 부족, 미비한 인프라로 인해

공공보건과 환경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동물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케냐 정부는 2017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닐봉투 사용 금지법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분리배출 정책과 재활용 산업 육성, 지속할 수 있는 소비문화 조성을 통해 자원 순환형 국가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글에서는 케냐의 폐기물 관리 시스템 현황, 분리배출 제도 구조, 민간 및 시민 참여, 플라스틱 규제의 실제 효과,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케냐의 환경정책이 가지는 의미와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케냐의 분리 배출 시스템
케냐 쓰레기 분리 배출

 

 

케냐의 폐기물 문제 : 도시화와 인프라 부족의 충돌

케냐는 2025년 현재 인구 약 5,700만 명 중 30%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나이로비, 몸바사(Mombasa), 나쿠루(Nakuru) 같은 주요 도시에서는 폐기물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나이로비만 하더라도 하루 평균 2,500톤 이상의 생활 폐기물이 발생하며,
이 중 약 60%는 비공식 처리되거나, 불법 매립지 또는 길거리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케냐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부터 국가 고형폐기물 관리 전략(National Solid Waste Management Strategy)을 수립하고,
폐기물의 감량, 분리배출, 재활용 확대를 중심으로 한 단계적 자원순환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행정 역량 부족, 예산 문제, 시민 인식 부재로 인해 실질적 제도 이행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는 나이로비와 몸바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분리배출 제도가 도입되어 있으며,
전국 확산을 위한 기반 마련이 진행 중이다.

 

 

 

케냐의 분리배출 제도 구조와 실행 방식

케냐 정부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분리배출 구조를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 건식 재활용 가능 폐기물 – 종이, 플라스틱, 유리, 금속
- 유기성 폐기물 – 음식물 쓰레기, 식물 찌꺼기
- 유해 폐기물 – 배터리, 폐 약품, 전자제품
- 기타 폐기물 – 위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 쓰레기

이러한 분류 기준은 일부 도시에서 공공 청소 기관이나 민간 업체를 통해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색상별 수거통, 스티커 라벨링 시스템, 주택 단지 내 교육 프로그램이 병행 운영되고 있다.

특히 몸바사시는 분리배출 참여 가정에 감세 혜택을 제공하고, 지방 NGO와 협력하여 학교 대상 환경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단일 쓰레기통 사용, 혼합 배출, 무단 투기가 일반적이며,
분리배출 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플라스틱 규제와 재활용 산업의 현재

케냐는 2017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닐봉투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법에 따르면, 비닐봉투 제조·수입·판매·사용 시 최대 징역 4년 또는 4,000만 실링(약 4천만 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법 시행 이후 도심 거리의 비닐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고,
하천이나 해안 지역의 플라스틱 폐기물도 일부 감소하는 성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불법 유통 및 사용 사례가 존재하며,
대체재로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 가방이나 나일론 재질 제품도 환경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은 현재도 주로 비공식 부문에 의존하고 있으며,
재활용품 수거, 선별, 세척, 가공 과정이 수작업 위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몇몇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이 재활용 플라스틱 벽돌, 건축 자재, 패션 제품 등을 제작하며
‘업사이클링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전체 산업 규모는 아직 작고 기술력도 낮은 편이다.

 

 

 

민간 및 시민사회의 참여 모델

케냐의 자원순환 정책은 정부 주도보다 민간 및 시민사회 중심의 하향식 확산 모델이 활발하다.

 

다음은 대표적인 민간 주도 사례들이다.

- Mr. Green Africa: 플라스틱 폐기물 수거부터 가공, 제품화까지 일원화한 스타트업.
수거인에게 디지털 포인트를 제공하며, 재생 플라스틱을 기업에 납품.

- TakaTaka Solutions: 나이로비 중심으로 분리수거 및 재활용 선별장 운영, 고용 창출과 환경 교육 병행 수행.

- Kenya Climate Innovation Center (KCIC):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재활용 스타트업 육성

또한 지역 NGO와 국제기구(UNEP, UNDP 등)는
학교 및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 청소년 캠페인, 리사이클 챌린지 등을 운영 중이며,
특히 여성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일자리 훈련’도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시민사회 기반의 자원순환 활동은 제도적 한계를 실천적 모델로 보완하고 있는 케냐의 강점 중 하나다.

 

 

 

한국과의 비교 : 정교한 정책 시스템 vs 지역 중심 실천 모델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정교한 쓰레기 분리배출 정책과 재활용 시스템을 갖춘 국가다.

- 투명 페트병 라벨 제거 의무화
- RFID 음식물 종량제
- 자동 선별 AI 분류기
등 고도화된 기술과 제도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반면 케냐는 인프라와 기술은 부족하지만,

- 정치적 결단력이 높은 플라스틱 규제
- 지속할 수 있는 민간 모델 활성화
- 지역사회 기반의 참여 문화 형성
등을 통해 ‘기초부터 만드는 자원순환 국가’로 도약하려는 단계에 있다.

한국과 케냐는 서로 다른 조건에서 환경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술 이전, 시민교육 콘텐츠 교류, NGO 연계 국제 캠페인 등을 통해

지속할 수 있는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