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의 쓰레기 처리 불능 섬들의 고통스러운 현실 : 바다 위 낙원의 숨겨진 환경 비극
몰디브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으로 유명한 ‘지상 최후의 낙원’으로 불린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떠난 뒤, 이 아름다운 섬나라 곳곳에서는 쓰레기 처리 불능 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루 평균 1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현지 주민들이 배출하는 쓰레기는 약 860톤에 이르지만,
몰디브의 좁은 섬 구조와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이를 처리할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다.
그 결과 일부 섬은 폐기물 매립지로 전락했고, 심지어 바다 위에 인공 쓰레기 섬이 형성되는 심각한 환경 재앙이 벌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몰디브의 쓰레기 처리 불능 섬이 처한 현실, 그 원인, 그리고 해결을 위한 국제적·지역적 시도를 심층 분석한다.
몰디브의 섬 구조와 폐기물 처리의 물리적 한계
몰디브는 약 1,200여 개의 작은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국가이며, 대부분의 섬은 면적이 1~2㎢를 넘지 않는다.
좁은 땅과 얕은 지형은 폐기물 매립지 조성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섬과 섬 사이가 멀리 떨어져 있어, 쓰레기를 중앙 처리 시설로 옮기는 데 막대한 운송비와 시간이 소요된다.
대표적인 쓰레기 처리 불능 섬인 ‘툴루스두’(Thulusdhoo)는
인근 리조트에서 발생한 쓰레기까지 함께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섬 주민들은 생활 쓰레기와 리조트 폐기물을 모아 해안가의 임시 집하장에 쌓아두는데,
이곳은 비와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바다로 유입되기 쉽다.
이러한 물리적 제약은 몰디브의 폐기물 문제를 단순히 ‘청소 인력’ 부족이 아닌 지리적 구조 문제로 만든다.
관광 산업이 만든 쓰레기 폭탄
몰디브 경제의 60% 이상은 관광업에서 발생하며, 리조트와 다이빙 투어, 크루즈 등은 하루에도 수만 개의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기내 반입 식품 포장지, 플라스틱 생수병, 일회용 수저·접시, 샴푸·비누 용기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 쓰레기의 상당수가 재활용 불가능한 형태라는 점이다.
일부 리조트는 자체적으로 소각기를 설치했지만,
온전한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 물질이 대기 중에 방출된다.
더 큰 문제는,
관광객들이 떠난 후 남겨진 쓰레기가 주민들의 생활 쓰레기와 뒤섞여 ‘분리배출 자체가 불가능한 혼합폐기물’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뒤엉킨 쓰레기는 결국 바다로 버려지거나, 몰디브의 악명 높은 쓰레기 섬 ‘툴루스두’와 ‘툴라푸시’로 향하게 된다.
악명 높은 쓰레기 섬 ‘툴라푸시’의 실태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 약 7km 떨어진 툴라푸시(Thilafushi)는 원래 바다 위의 아름다운 산호초였으나,
현재는 인공 쓰레기 섬으로 변해 버렸다.
매일 수백 톤의 쓰레기가 이곳으로 운반되어 소각·매립되지만, 섬의 면적은 이미 포화 상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인근 리조트와 어촌 마을로 날아가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툴라푸시의 매립 방식이 방수 처리 없이 단순 매립이라는 점이다.
바닷물과 접촉한 유해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그대로 해양으로 유출되며, 이는 어류와 산호초를 오염시킨다.
과학자들은 몰디브 해역의 산호 군락 일부가 쓰레기 섬 인근에서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툴라푸시는 몰디브의 폐기물 처리 불능 구조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주민과 어업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쓰레기 처리 불능 섬 문제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몰디브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다.
바다에 버려진 폐기물은 어류 서식지를 파괴하고, 어획량 감소로 이어진다.
몰디브의 어업 종사자들은 “이제 바다에서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더 자주 본다”라고 토로한다.
또한 매립지와 소각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악취와 해충 문제에 시달린다.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는 지하수까지 오염시켜 식수 확보를 어렵게 한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피해를 본다.
청정 이미지를 잃은 섬은 관광객 방문이 줄어들어 리조트 예약률이 하락하고, 이는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결과적으로 쓰레기 문제는 환경·경제·사회 문제가 동시에 얽힌 복합 위기다.
국제 사회와 지역 차원의 해결 시도
몰디브 정부는 UN과 환경 NGO의 지원을 받아,
‘몰디브 폐기물 관리 프로젝트(Maldives Waste Management Project)’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분리배출 교육, 섬 간 쓰레기 운송 네트워크 구축, 친환경 소각·재활용 설비 설치를 포함한다.
일부 리조트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목표를 세우고, 대나무 칫솔, 리필형 어메니티, 생분해성 포장재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여전히 물류·재정·인프라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몰디브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해양 쓰레기 저감 협약에 적극 참여하고,
인근 국가와의 폐기물 공동 처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궁극적으로는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습관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몰디브가 ‘낙원’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려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