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태국 쓰레기 분리 배출 정책과 재활용 시스템 : 아시아 관광국의 환경 위기 대응과 시민 참여 전략

jiablog 2025. 8. 3. 13:30

태국은 연간 4,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 대국이지만,

그만큼 도시와 해양 생태계 전반에 걸쳐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방콕, 푸켓, 파타야 같은 주요 관광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해양 폐기물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국 정부는 2019년부터 '국가 폐기물 감축 전략(National Waste Management Master Plan)'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쓰레기 감량 및 분리배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태국의 분리배출 정책 구조, 재활용 시스템 현황, 지역 공동체와의 연계, 플라스틱 사용 규제 정책,

그리고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동남아의 환경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태국의 분리배출 시스템 전환 노력을 자세히 분석한다.

 

태국의 분리 배출 시스템
태국 쓰레기 분리 배출

 

 

태국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과 정책 전환의 배경

태국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태국은 연간 약 2,800만 톤의 생활폐기물을 발생시키며,

이 중 약 500만 톤 이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채 매립되고 있다.

방콕을 포함한 도시 지역은 특히 플라스틱 소비량과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비공식 쓰레기 수거자(garbage pickers)들이 수거한 재활용품이 전체 재활용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태국 정부는 2016~2021 국가 폐기물 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후 2019년부터 ‘제로 폐기물 사회(Zero Waste Society)’ 전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 핵심은 다음과 같다.
- 생활폐기물의 분류와 처리 기준을 전국적으로 통일
- 플라스틱, 금속, 유리, 종이 등의 재활용 의무화
- 음식물 쓰레기 및 유기 폐기물 퇴비화 장려
- 학교 및 마을 단위의 분리배출 교육 강화

 

즉, 태국은 단순한 수거 정책이 아니라 시민 참여와 지역 공동체 중심의 자원순환 문화 조성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태국의 분리배출 구조와 실행 방식

태국의 공식 분리배출 구조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1. 일반 쓰레기(General Waste) – 재활용 불가능하거나 오염된 쓰레기

2. 재활용 가능 쓰레기(Recyclable Waste) – 종이, 플라스틱병, 유리병, 캔 등

3. 유기물/음식물 쓰레기(Organic Waste) – 채소 껍질, 음식물 찌꺼기, 나뭇잎 등

도심 지역에서는 대부분 '색깔별 플라스틱 수거통(예: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등)'을 설치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QR코드 기반의 배출 기록 시스템도 실험 중이다.
또한 방콕시(BMA)는 2021년부터 ‘Smart Waste Bangkok’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가정용 분리배출 용기 제공,

스마트 분리배출 앱 운영, 포인트 보상제 등을 도입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시민 대부분이 분리배출 기준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모든 쓰레기는 한 번에 처리된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중심의 마을 단위 분리배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종교 사원(왓)'과 학교도 교육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한 규제 정책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2019년부터 모든 대형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무상 제공을 금지했고,
2022년부터는 플라스틱 빨대, 식기, 포장재 등의 점진적 금지법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태국 천연자원환경부는 2030년까지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재사용 가능 용기 캠페인, ‘No Plastic Day’ 홍보 운동, 플라스틱 보증금 환급제 도입 준비 등이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상인과 재래시장, 시골 지역에서는 여전히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일상적이며,

관련 대체재에 대한 정보 부족과 비용 부담이 문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정부는 환경 NGO 및 기업 CSR 연계 캠페인을 통해 점진적으로 시민 교육과 보급 체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역 공동체 기반의 분리배출 운동과 시민 참여

태국의 분리배출 정책은 단순한 행정지시가 아닌 지역공동체와의 협업 구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Zero Waste Temple(제로웨이스트 사원)’ 프로젝트는 사찰 중심으로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또한, 마을 단위로 ‘Green Community Village’ 인증 제도를 도입하여,
마을 내 분리 배출률, 쓰레기 줄이기 노력,

음식물 퇴비화 실적 등에 따라 정부 보조금과 상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시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Eco-School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재활용 분리 실습, 쓰레기 줄이기 미션 수행,

마을 캠페인 참여를 통해 어릴 때부터 자원순환 인식을 심어주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러한 방식은 강제성이 아닌 사회적 명예와 공동체 평가를 통한 유인 방식이기 때문에,
단속보다 더 강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90% 이상의 분리배출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비교 : 제도 완성도 vs 문화 기반 실천력

한국은 RFID 종량제, CCTV 기반 불법 투기 단속, 라벨링 기준 등 제도적 정교함이 강점인 나라다.
반면 태국은 아직 행정 시스템이나 기술 기반은 부족하지만, 공동체 중심의 실천 문화와 교육 접근 방식이 활발하다.

한국은 ‘잘 분리해 배출해도 재활용 품질이 낮다’는 회의감이 일부 존재하는 반면,
태국은 ‘이웃과 함께 정해진 기준을 지킨다’는 공동체 윤리 중심의 문화적 장치가 강화되고 있다.

태국은 기술적 측면에 있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시민과 마을이 함께 쓰레기를 줄이려는 사회적 기반이 성장 중이며,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연결될 경우 분리배출 선진국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