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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호텔 · 관광 산업 침구 · 타월 폐기물 관리 정책 비교

by jia82 2025. 9. 14.

전 세계 호텔과 관광산업은 매년 수십억 명의 숙박객을 맞이하며, 동시에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문제는 침구류와 타월 폐기물이다. 호텔은 청결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기 때문에 침구와 타월을 정기적으로 교체하거나 일정 기간 사용 후 폐기한다. 이로 인해 수많은 직물류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자원순환 체계에 편입되지 못한다. 특히 타월과 침구류는 일반 의류와 달리 두께가 두껍고 소재가 복합적으로 구성돼 재활용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면·폴리에스터 혼합 섬유는 분리 과정이 까다롭고, 화학약품 처리나 세균 오염 문제 때문에 위생상 재활용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침구·타월 폐기물은 일반 섬유 폐기물보다 처리 비용이 많이 들고, 재활용 기술 요구 수준도 크다.
이에 따라 각국은 호텔 산업에서 발생하는 직물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개별 호텔 중심의 자율 관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유럽은 순환 경제 전략과 연계해 체계적인 직물류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규제는 미약하지만, 글로벌 호텔 체인과 NGO가 협력해 민간 중심의 리사이클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유럽, 미국의 호텔 및 관광산업에서 발생하는 침구·타월 폐기물 관리 정책을 비교하고, 향후 지속 가능 관광산업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호텔 · 관광 산업 침구 · 타월 폐기물 관리 정책
관광 산업 섬유 폐기물 관리 정책

 

 

한국 - 개별 호텔 중심의 자율적 관리

한국의 호텔 산업에서 발생하는 침구·타월 폐기물 관리는 아직 국가 차원의 제도보다는 개별 호텔 자율 운영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의 호텔은 일정 사용 주기가 지나면 타월과 침구를 교체하며, 사용 불가 상태의 제품은 폐기물로 분류돼 소각되거나 위탁 처리된다. 일부 대형 호텔 체인은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헌 타월·침구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컨대, 보육원·동물보호소·재난 구호 현장에 타월과 침구를 기부해 재사용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은 제한적이며, 체계적 자원순환 정책과는 거리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별도의 침구·타월 재활용 정책은 미흡하다.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반 의류처럼 의류 수거함으로도 처리되지 않고,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담겨 배출된다. 이 때문에 재활용률이 극도로 낮고, 사실상 소각·매립에 의존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환경부가 협력해 ‘친환경 호텔 인증제’를 추진하면서, 일부 호텔은 ‘린넨 교체 최소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타월·침구 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세탁에 따른 물·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간접적으로 폐기물 발생량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본격적인 직물류 분리배출 제도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유럽 - 순환 경제 기반의 체계적 직물 재활용

유럽연합(EU)은 관광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문제를 순환경제 전략과 연결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은 호텔과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직물류 폐기물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범주에 포함해 기업 책임을 강화한다.
프랑스의 경우, 호텔에서 사용한 침구·타월은 의무적으로 별도 수거 시스템에 편입되며, 이를 전문 업체가 세척·분류 후 업사이클링 원단, 단열재, 산업용 걸레 등으로 재활용한다. 일부 업체는 버려진 침구류를 분해해 새로운 침구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클로즈드 루프(closed-loop) 시스템을 운영한다.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호텔 체인과 지자체가 협력해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컨대, 사용 연한이 끝난 타월은 동물 보호소와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지고, 침구류는 분해 후 자동차 흡음재나 건축용 충전재로 활용된다. 이 과정은 정부 보조금과 환경세 제도에 의해 뒷받침된다.
EU는 2030년까지 모든 직물류 폐기물을 의무적으로 분리해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호텔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제도는 단순한 폐기물 감축이 아니라, 관광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 민간 중심의 리사이클링 네트워크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호텔 침구·타월 폐기물 관리에 대한 의무 규정은 없다. 대신 글로벌 호텔 체인과 비영리단체가 협력해 민간 주도의 리사이클링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호텔 그룹인 '힐튼(Hilton)'과 '메리어트(Marriott)'의 ‘린넨 리유즈(Linen Reuse)’ 프로그램이다.

고객이 요청하지 않으면 매일 침구와 타월을 교체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재사용하도록 하여 세탁·폐기 비용을 동시에 줄인다. 이는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비영리단체 Clean the World는 전 세계 호텔과 협력해 사용 후 버려지는 비누, 샴푸뿐 아니라 타월과 침구류도 수거해 재활용하거나 저소득 국가에 기부한다. 이러한 민간 주도 모델은 공공 정책은 약한 대신, 글로벌 사회적 책임(CSR) 차원에서 강하게 추진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한계는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일부 대도시 호텔은 리사이클링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소규모 호텔이나 지방에서는 여전히 대부분 폐기물이 매립·소각된다. 제도적 강제성이 없으므로, 기업 철학에 따라 지속가능성 수준이 크게 달라진다.

 

 

세 지역의 정책 비교

세 지역의 정책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 한국은 아직 국가 차원의 직물류 분리배출 제도가 부재해, 호텔의 자율적 관리에 의존한다. 일부 CSR 활동과 친환경 캠페인이 있으나 구조적 해결책은 부족하다.
- 유럽은 법적 의무와 순환 경제 전략을 통해 직물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제도적 강제성과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므로 체계적이다.
- 미국은 규제는 없지만, 글로벌 호텔 체인과 NGO 협력이 활발하다. 민간의 창의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즉, 한국은 제도 미비, 유럽은 강력한 제도 중심, 미국은 민간 혁신 중심이라는 차이가 뚜렷하다.

그러나 세 지역 모두 자원순환, 환경 비용 절감, 관광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공통 목표를 지니고 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앞으로 호텔·관광산업에서의 침구·타월 폐기물 관리는 순환 경제 실현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한국은 EPR 제도에 직물류를 포함해 호텔 산업의 자원순환 참여를 제도화해야 하며, 지자체 차원의 직물 수거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유럽은 이미 제도적 틀을 확보했으므로, 앞으로는 비용 효율성을 개선하고, 리사이클링 섬유의 품질 향상을 통해 재사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민간 혁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연방 차원의 최소 기준을 마련해 지역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호텔 체인의 CSR 활동을 표준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 침구·타월 폐기물 관리 정책은 단순한 호텔 운영 차원이 아니라, 관광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 지표로 확장될 수 있다.

여행객 또한 분리배출·재사용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친환경 관광지’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