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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대형 이벤트와 스포츠 경기장의 쓰레기 분리 배출 시스템 비교

by jia82 2025. 9. 15.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많은 대형 이벤트와 스포츠 경기가 개최된다. 올림픽, 월드컵, 슈퍼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음악 페스티벌 등은 수십만 명에서 수백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지역 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무대 뒤에는 또 다른 그림자가 존재한다. 바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다. 일회용 컵, 음료수 병, 음식물 쓰레기, 응원 도구, 포장재 등이 경기장과 행사장을 가득 메우며, 이 중 상당수는 적절히 분리배출되지 못한 채 매립지로 직행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대형 이벤트·스포츠 경기장의 쓰레기 관리 정책을 개선하고 있다.

한국은 월드컵, 평창 동계올림픽 등 국제 대회를 개최하며 분리배출 체계를 강화한 경험이 있고, 유럽은 ‘제로 웨이스트 이벤트’를 표방하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정책을 도입했다. 미국은 슈퍼볼을 비롯한 NFL, NBA 경기에서 민간 기업과 협력해 친환경 경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업사이클링 전략을 선보였다.
대형 이벤트와 스포츠 경기장은 단순한 문화 행사가 아니라, 환경 관리 역량을 시험하는 장이기도 하다.

본 글에서는 한국,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 대형 이벤트의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대형 이벤트 & 스포츠 경기장의 쓰레기 분리 배출 시스템
글로벌 환경 관리 전략

 

한국 -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한 분리배출 강화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형 이벤트의 쓰레기 관리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었다.  당시 각 경기장에서는 관중석마다 쓰레기통을 설치했으나, 분리배출 인식 부족으로 혼합 쓰레기가 대량 발생했다. 이 경험은 이후 분리수거 시스템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친환경 올림픽’을 기치로 내걸고, 경기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했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관중들에게는 다회용 컵을 대여해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쓰레기통을 색깔별로 구분해 플라스틱, 캔·병류, 일반 쓰레기, 음식물로 분리하도록 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분리배출을 유도했다.
최근에는 K-리그와 프로야구 경기장에서도 분리배출 캠페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부 구단은 다회용 컵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관중들에게 보증금을 받고 컵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관중의 참여도 부족, 음식물 쓰레기 처리 미흡, 일회용 응원 도구 처리 문제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유럽 - 제로 웨이스트 이벤트를 향한 체계적 전략

유럽은 대형 스포츠와 문화 이벤트를 순환경제 전략과 연결해 운영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장,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장, 프랑스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 현장에서는 쓰레기 분리배출이 매우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는 경기장 내 모든 음료가 다회용 컵으로 제공된다. 관중은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으며, 이 제도는 회수율 90% 이상을 기록한다.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철저히 분리하고, 음식물은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재생 에너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모든 대형 이벤트에서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전면 퇴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축구 경기장뿐 아니라 대형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이 의무화되고 있다. 유럽의 이러한 노력은 쓰레기 감축뿐 아니라, 관중들에게 환경 인식 제고 효과를 가져온다.

 

미국 - 민간 중심의 친환경 경기장 운영

미국은 연방 차원의 강제 규정보다는 민간 기업과 스포츠 구단의 자발적 참여를 중심으로 친환경 경기장 정책을 추진한다.

슈퍼볼은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몰리며 수천 톤의 쓰레기를 발생시키는데, 최근에는 ‘그린 슈퍼볼(Green Super Bowl)’이라는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마이애미에서 열린 슈퍼볼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고, 쓰레기 분리배출 존을 별도로 설치해 관중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남은 음식물은 푸드뱅크에 기부하거나 바이오연료로 전환했다.
NBA와 MLB 경기장도 친환경 경기장을 늘려가고 있다. 시애틀의 클라이메이트 플레지 아레나는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며,

관중에게 제공되는 모든 음식은 퇴비화 가능한 용기에 담긴다. 다만, 미국의 문제는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일부 대형 도시 경기장은 선진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소규모 구단은 여전히 쓰레기 관리가 미흡하다.

 

일본과 기타 국가 사례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모든 메달은 국민이 기부한 전자폐기물에서 추출한 금속으로 제작됐으며, 경기장 내 일회용품 사용도 철저히 제한됐다. 관중석에서는 쓰레기통을 세분화해 설치했고, 자원봉사자들이 관람객에게 분리배출을 안내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브라질의 리우 올림픽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등 개발도상국에서 열린 대형 이벤트는 여전히 쓰레기 관리 인프라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하지만 국제기구와 NGO가 협력해 분리배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전보다는 재활용률이 개선된 사례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대형 이벤트가 국가의 환경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무대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비교 분석과 향후 전망

각 지역의 쓰레기 분리배출 정책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 한국은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해 제도를 개선했지만, 여전히 관중 참여도와 인프라 부족이 과제로 남아 있다.
- 유럽은 제도적 강제성을 기반으로 다회용기와 음식물 자원화를 철저히 시행한다.
- 미국은 민간 주도의 혁신적 모델이 강점이나, 지역별 편차가 크다.
- 일본은 국가 이미지와 연결해 지속가능 이벤트를 추진했다.
앞으로 대형 이벤트의 쓰레기 분리배출은 친환경 관광도시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관중의 참여를 높이는 행동경제학적 캠페인, 다회용 시스템 보편화,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기술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국제 스포츠 단체(FIFA, IOC 등)는 개최국에 분리배출 기준을 의무화해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