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탈리아 쓰레기 분리 배출 시스템과 스마트 분리수거 정책 : 유럽 남부의 친환경 전환 사례

jiablog 2025. 7. 28. 11:35

이탈리아는 과거 쓰레기 무단 투기와 비위생적인 처리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던 국가 중 하나다.

특히 남부 지역의 수거 지연 문제는 국제 뉴스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는 빠르게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을 개편하고,

스마트 기술과 시민 참여 기반의 친환경 정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북부는 이미 높은 재활용률을 자랑하며 유럽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남부 지방 또한 RFID 태그 기반의 쓰레기 통제 시스템과 모바일 앱 기반 수거 예약제 등 첨단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탈리아의 분리배출 체계, 지역 간 격차, 정책 개편 배경, 스마트 기술 활용 방식,

그리고 시민의식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유럽 남부 국가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친환경 정책으로 전환 중인 대표 국가로서 이탈리아의 사례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

 

이탈리아의 분리 배출 시스템
이탈리아 쓰레기 분리 배출

 

 

이탈리아 쓰레기 정책의 과거와 현재 : 격차에서 혁신으로

과거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쓰레기 관리에 실패한 국가로 손꼽혔다.

특히 나폴리, 시칠리아 등 남부 도시들은 수년간 쓰레기 수거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으며, 국제 사회로부터 위생·환경 후진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가 오히려 이탈리아 정부에 폐기물 관리 체계 전면 개편의 계기를 제공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탈리아는 분리배출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했고, 특히 북부 지역에서는 도시별 재활용 센터 설치,

재활용품 품질 기준 강화, 재활용품 수익 배분제도 등을 시행하며 재활용률을 빠르게 높였다.

현재 북부 도시인 밀라노, 토리노, 볼로냐 등은 재활용률이 65%~75% 수준에 달한다.

반면 남부 도시들은 여전히 분리배출 기반 시설이 부족하지만,

정부 보조금과 유럽연합(EU) 환경 기금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지역 간 격차를 인식하면서도 전반적인 개선 방향을 명확히 설정한 국가로 평가된다.

 

 

 

분리배출 시스템 구성 : 가정 분리배출 + 문 앞 수거 방식

이탈리아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가정 내 분리배출 후문 앞 수거(Door-to-Door Collection)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민들은 플라스틱, 금속, 종이, 유리, 유기물(음식물 쓰레기), 일반쓰레기를 각각 별도로 분리하고,

요일별로 수거 스케줄에 따라 집 앞에 배출한다.

예를 들어 월요일은 유기물, 화요일은 플라스틱, 수요일은 종이류 식으로 정확히 분류되어 있다.

지역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에게 색깔별 쓰레기봉투와 분리배출 안내 책자를 제공하며,

품목별로 어떤 쓰레기를 포함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안내한다.

종량제 봉투 제도(Pay-As-You-Throw) 도입 지역에서는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 부과하며,

이는 시민들의 분리배출 참여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는 ‘Umido(우미도)’라고 불리며, 갈색 봉투와 통에 배출되고, 퇴비 또는 바이오가스 생산에 사용된다.

이런 구조는 재활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매립 부담을 줄이는 전략으로 작동한다.

 

 

 

스마트 분리배출 시스템의 도입 : RFID, QR코드, 앱 기반 운영

최근 이탈리아는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리배출 관리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요 도시에선 쓰레기통마다 RFID 태그 또는 QR코드가 부착되어 있으며,

배출자(가정 또는 상점)는 전용 앱이나 카드로 자신이 어떤 종류의 쓰레기를 언제 배출했는지를 기록한다.

이는 불법 투기 방지, 정확한 요금 부과,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트렌토(Trento) 시는 RFID 쓰레기통 도입 이후 불법 투기율이 50% 이상 감소했으며,

밀라노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쓰레기 수거 일정을 실시간 알림으로 제공하고,

배출 오류 시 직접 메시지를 통해 안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분리수거 시스템은 행정 부담을 줄이고 시민의 편의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활용 품질 관리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AI 기반 이미지 분석을 도입하여, 쓰레기 분류 정확도를 자동 측정하거나,

재활용 불가능한 쓰레기를 자동 분류하는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이탈리아는 기술 기반 분리배출 시스템을 유럽 남부권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시민 참여와 교육 : 문화적 접근을 통한 참여 유도

이탈리아는 ‘환경은 공동의 유산’이라는 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분리배출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공공 캠페인보다는 지역 커뮤니티 중심 교육과 문화 활동을 통한 접근이 강점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쓰레기 분리 체험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직접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을 분류해 보는 현장 체험 중심의 수업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또한 동네 커뮤니티 센터에서는 ‘올바른 분리배출’을 주제로 한 연극, 콘서트, 그림 전시회 등도 열리며,

환경 교육을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매우 돋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방송과 라디오, 교회나 마을 회관을 통해 지속해서 분리배출 방법과 배출 요일 안내가 전달되며,

이민자 및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 안내문과 동영상 자료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행정적인 지시보다 자연스럽고 생활 밀착적인 설득 방식으로 작동하며,

시민 스스로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도록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이탈리아의 특이점과 우리가 배울 점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분리배출 시스템이 잘 구축된 국가이지만, 이탈리아와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새로운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이탈리아는 ‘스마트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배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수거 효율성과 불법 투기 단속까지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일부 지역에만 도입된 RFID 음식물 쓰레기 관리 시스템보다 더 광범위하고 정밀한 운영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다.

둘째, 한국은 비교적 규제 중심의 행정 주도형 방식이 강하지만,

이탈리아는 지역 문화와 시민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자율적 참여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기반 환경교육은 한국이 강화해야 할 영역이다.

셋째,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에서도 한국은 음식물 재활용률은 높지만, 퇴비나 바이오가스 활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음식물 자원의 에너지화·산업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한국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 된다.

결론적으로, 이탈리아는 과거 쓰레기 문제로 고통받던 나라에서

스마트 기술 + 지역 중심 교육 + 제도적 유연성이라는 삼박자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기술과 문화가 함께 작동하는 자원순환 모델이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