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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의 쓰레기 분리 배출 시스템

by jia82 2025. 9. 10.

도시의 일상에서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문화와 여가, 외식,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상업시설은 막대한 인구가 몰리고 다양한 소비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폐기물의 양 또한 다른 시설에 비해 월등히 많다. 특히 포장재, 음식물 쓰레기, 의류 폐기물, 플라스틱 용기, 배송 포장 쓰레기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해 효율적인 분리배출 시스템 없이는 자원순환을 실현하기 어렵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 문제는 공공의 영역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직결되는 과제가 되었다. 대형 상업시설은 하루에도 수만 명이 방문하는 공간인 만큼, 공공기관 못지않게 분리배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책임을 가진다.

최근에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ESG 경영 확산으로 인해 쇼핑몰과 백화점의 쓰레기 관리 체계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지속가능성에 직결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의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사례를 비교하며, 향후 상업시설이 지향해야 할 자원순환 전략에 대해 분석한다.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의 분리 배출 시스템
상업시설의 분리 배출 시스템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특성과 문제점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 매장에서 나오는 쓰레기와는 양과 성격 면에서 차이가 크다.

첫째, 포장재 폐기물이 압도적으로 많다. 의류, 전자제품,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이 비닐, 종이, 플라스틱 포장재로 포장되어 판매되며, 구매 후 즉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둘째, 푸드코트와 카페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회용품이 상당하다. 도시 소비문화에서 외식과 테이크아웃은 쇼핑몰 이용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일회용 컵, 빨대, 용기, 잔반 등이 대량으로 배출된다. 셋째, 배송·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 쓰레기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매장 픽업 서비스가 결합하면서 포장재의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넷째, 시즌성 전시·인테리어 자재 폐기물도 문제다. 백화점과 쇼핑몰은 크리스마스, 세일 시즌 등 특정 행사에 맞춰 대형 장식물과 홍보물을 설치하는데, 이벤트가 끝나면 상당량의 쓰레기로 처리된다. 이처럼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일반 생활폐기물보다 규모가 크고, 다양한 재질이 혼합되어 분리배출이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쇼핑몰과 백화점이 효과적인 분리배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이는 곧 대규모 환경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국 상업시설의 분리배출 시스템 사례

선진국의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인 분리배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예를 들어, 독일의 주요 쇼핑몰은 '건물 내부에 다중 분리수거 존(multi-sorting zone)'을 설치하여 소비자와 직원 모두가 쓰레기를 세분화할 수 있도록 한다. 종이, 플라스틱, 유리, 음식물, 금속 등 5종 이상으로 세분된 수거함이 기본적으로 운영되며,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은 자체 압축기와 분쇄기를 보유해 물류 효율을 높인다. 일본의 백화점은 고객 참여형 분리배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백화점 내 매장에서 고객이 포장재를 즉시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리사이클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포장 간소화를 선택한 고객에게 소정의 포인트나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푸드코트에서는 남은 음식을 줄이기 위한 ‘푸드 로스 제로(Zero Food Loss)’ 프로그램을 병행하여 음식물 쓰레기 저감을 유도한다. 미국의 경우,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대형 쇼핑몰이 ESG 경영 보고서에 쓰레기 관리 성과를 포함시켜 공개한다. 일부 기업은 쓰레기의 80% 이상을 재활용하거나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하는 ‘제로 웨이스트 몰(Zero Waste Mall)’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선진국 사례는 법적 규제와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 전략이 결합될 때, 상업시설의 쓰레기 관리가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도상국 상업시설의 현실과 과제

개발도상국의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동남아시아나 남미 국가의 경우, 쇼핑몰 규모는 크지만 쓰레기 관리 체계는 여전히 매립과 단순 소각 중심이다. 이는 재활용 인프라 부족, 정부 규제 미비, 소비자 인식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일부 쇼핑몰은 기본적인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 쓰레기 분리 시스템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쓰레기 수거는 외부 용역업체에 일괄 위탁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재활용률은 20% 이하에 머무른다. 브라질과 멕시코의 경우, 일부 고급 쇼핑몰은 선진국식 분리배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시설은 법적 의무가 약해 자발적 관리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환경오염뿐 아니라 상업시설의 이미지 저하다. 글로벌 브랜드 매장을 다수 보유한 쇼핑몰이 쓰레기 관리에 소극적인 경우, 다국적 기업의 ESG 요구와 충돌해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상업시설은 단순히 법적 규제를 기다리기보다, 기업 차원의 자발적 책임경영을 통해 쓰레기 관리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사례

한국의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은 정부의 강력한 분리배출 규제와 종량제 정책에 따라 비교적 체계적인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쇼핑몰은 건물 내 전용 분리수거장을 운영하며, 종이·플라스틱·유리·캔·음식물 등으로 구분된 전용 수거 용기를 설치한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ESG 경영의 하나로 쓰레기 감축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은 푸드코트에서 다회용기 도입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점포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체 처리해 퇴비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대형 쇼핑몰은 고객이 즉시 포장재를 버릴 수 있는 '분리수거 스테이션'을 운영하여 가정으로 불필요한 쓰레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첫째, 소비자의 분리배출 참여율이 낮아 혼합 배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둘째, 대규모 이벤트와 전시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폐기물 처리 방식이 여전히 소각 중심이라는 점이다. 한국 상업시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단순히 분리배출을 넘어, 순환 경제 모델을 도입해 자원화와 재사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향후 전망과 상업시설의 자원순환 책임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의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은 이제 단순한 환경 관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브랜드 신뢰성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앞으로의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스마트 분리배출 시스템 도입이다. AI 기반 쓰레기 인식 기술과 IoT 센서를 활용해 쓰레기를 자동 분류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감축 성과를 관리할 수 있다. 둘째, 고객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쇼핑몰은 리필 스테이션, 다회용기 반납 프로그램, 포장 간소화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가 쓰레기 감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국제 기준에 맞는 ESG 보고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2030년까지 상업시설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자원순환 허브로 진화해야 한다. 쇼핑몰과 백화점이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자원화 성과를 확대한다면, 이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까지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의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