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베트남 쓰레기 분리 배출 정책과 재활용 시스템 : 급성장 도시화 속 자원 순환 국가로의 전환 도전기

jiablog 2025. 8. 7. 16:30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가이지만,

이와 동시에 폐기물 문제 또한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해양 쓰레기 배출량 기준으로 전 세계 상위 5위 안에 드는 국가 중 하나로,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에 대한 국제적 비판도 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 위기 속에서 베트남 정부는 2020년 「환경 보호법(Environmental Protection Law)」을 개정하여

분리배출 의무화, 생산자책임제(EPR), 지역 재활용 시스템 구축을 주요 축으로 한 폐기물 정책 개혁에 착수했다.

이 글에서는 베트남의 분리배출 제도의 구조, 정책 실행 현황, 재활용 산업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 민간과 시민사회 협력 사례,

그리고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베트남이 자원 순환형 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도전과 기회를 조명한다.

 

베트남의 분리 배출 시스템
베트남 쓰레기 분리 배출

 

 

급격한 도시화와 쓰레기 증가의 현실

베트남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이에 따라 생활 폐기물 발생량도 급증했다.
2023년 기준, 베트남의 하루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약 6만 5천 톤 이상이며,

이 중 약 75%가 매립, 나머지 대부분은 소각 또는 비공식 처리를 통해 배출된다.

특히 호치민시, 하노이, 하이퐁 같은 대도시에서는 인구 밀집과 소비 증가로 인해

쓰레기 수거 및 처리 인프라가 빠르게 포화되고 있으며,
플라스틱 포장재, 비닐봉투, 일회용 용기의 사용 증가로 플라스틱 쓰레기의 비중이 전체 생활 쓰레기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 정부는 기존 매립 중심 폐기물 관리 체계를 탈피하고,

자원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환경 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개정된 「환경 보호법」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며,
이 법은 국민 생활 수준 향상과 병행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폐기물 관리 모델 수립을 목표로 한다.

 

 

 

베트남 쓰레기 분리배출 제도의 구조와 실행 방식

베트남의 공식 분리배출 체계는 2022년부터 전국적으로 단계적 도입이 시작되었으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1. 재활용 가능 폐기물 (Tái chế được) – 종이, 유리, 플라스틱, 금속 등
2. 유기성 폐기물 (Hữu cơ) – 음식물, 채소 찌꺼기, 잔디 등
3. 기타 폐기물 (Khác) – 오염된 폐기물, 재활용 불가능 자원 등

베트남 정부는 이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가정용 분리배출 가이드라인, 공공 수거함 색상 규격, 학교·기관 대상 교육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모든 도시 지역에서 분리배출을 전면 의무화하고, 이를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 방식으로 강제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시행 초기 단계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여전히 모든 폐기물을 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지방 정부의 예산 부족, 교육 부족, 분리배출 인프라 미비 등으로 인해 제도는 있으나 실천은 부족한 상태다.

특히 농촌 지역과 도시 외곽 지역은 수거 차량조차 정기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분리배출 체계는 도시 중심으로만 제한적으로 작동 중이다.

 

 

 

생산자책임제(EPR)와 재활용 산업의 현황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생산자책임제(EPR)'는 베트남 폐기물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EPR 제도는 플라스틱, 유리, 금속, 종이 등 포장재를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기업에게

그 폐기물에 대한 회수·재활용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다.

기업은 아래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직접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 구축
- 공공 재활용 기금에 기여

하지만 베트남의 재활용 산업은 아직 기술력과 자본이 부족하고,
재활용 공장은 대부분 비공식 수거업자에게 의존한 수작업 분리 방식으로 운영된다.
재활용 자재 품질이 낮고, 제품으로 재활용되는 비율도 선진국 대비 매우 낮은 편이다.

또한 ‘환경 보호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정확한 이행 여부를 감시할 시스템이 부족하여,
일부 기업은 제도를 회피하거나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재활용 표준 제정, 투명한 감시 시스템 구축, 국제 NGO와 기술 교류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시민 참여 및 민간 협력 모델

 

베트남은 국가 주도 정책뿐만 아니라 시민 참여 및 민간 협력 모델을 활용해 자원순환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Zero Waste Vietnam’ 운동을 중심으로 한 학교, 기업, 지역사회 기반의 분리배출 교육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다음과 같다.
- 호치민시: 아파트 단지별 분리배출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
- 하노이: NGO와 협력한 청소년 재활용 교육 프로그램 운영
- 다낭: 기업과 공동으로 운영되는 플라스틱 수거 리워드 시스템

또한 다국적 기업(예: Coca-Cola Vietnam, Nestlé Vietnam)은
생산자책임제 이행의 일환으로 자사 포장재 수거소 설치, 현금 또는 포인트 보상 프로그램,
지속가능한 패키징 전환을 추진하며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기업-시민이 삼각축으로 협력하는 구조는 베트남 자원순환 모델이 성숙해 가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한국과의 비교 : 기술 주도형 vs 단계적 참여형 모델

한국은 RFID 기반의 음식물 종량제, 자동 선별 재활용 공장, 플라스틱 라벨 제거 의무 등
정교하고 고도화된 기술 중심 분리배출 시스템을 갖춘 국가로, 전 세계적으로도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반면 베트남은 현재 제도 기반은 마련됐지만,
- 인프라 부족
- 시민 인식 부족
- 비공식 재활용 구조
등으로 인해 제도와 실천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

하지만 베트남은 단기간 내에 큰 성장을 이룬 국가이며,
젊은 인구층과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 정부의 강한 정책 의지가 결합되어
향후 10년 안에 동남아 자원순환 선도국가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국은 베트남과의 환경기술 협력을 통해 스마트 재활용, 음식물 감량 기술, 폐기물 에너지화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