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터키 쓰레기 분리 배출 정책과 재활용 시스템 :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하여

jiablog 2025. 8. 9. 13:41

터키는 동서양의 문명이 만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유럽과 중동, 아시아를 잇는 교통 및 무역의 중심지다.

경제 성장과 함께 도시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동시에 생활 폐기물과 산업 폐기물의 급증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식품 포장재, 전자 폐기물의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매립 중심의 폐기물 관리 방식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이에 터키 정부는 2017년부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국가 전략을 채택하고,

전 국민 대상 분리배출 캠페인, 생산자책임제 도입, 친환경 포장재 전환 유도 등을 중심으로

자원 순환형 사회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터키의 폐기물 정책 배경, 분리배출 시스템 구조, 민간과 공공 협력 모델, 시민 참여 확산 방식,

한국과의 비교 등을 통해 터키가 ‘제로 웨이스트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과 현실적 과제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터키의 분리 배출 시스템
터키 쓰레기 분리 배출

 

 

터키 폐기물 문제와 ‘제로 웨이스트 전략’의 출범 배경

터키는 2024년 기준, 인구 약 8,600만 명 중 77%가 도시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급속한 도시화와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일일 생활 폐기물 발생량이 약 10만 톤 이상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약 90%는 매립되고 있으며, 재활용률은 1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 이즈미르 등 주요 도시에서는 폐기물 처리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 폐기물 투기와 소각으로 인한 대기 오염, 수질 오염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위기 상황에서, 터키 정부는 2017년 제1차 ‘제로 웨이스트 전략(Zero Waste Project)’을 수립했다.
이 정책은 대통령 부인 에미네 에르도안(Emine Erdoğan)의 주도로 전개되었으며,
전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국가 차원의 폐기물 감축 캠페인이다.

정책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다.
- 폐기물 발생 최소화
- 재사용 및 재활용률 증대
- 공공기관 및 민간 부문에서 분리배출 의무화
- 환경 교육 강화 및 시민 참여 확대

이러한 제도적 움직임은 단순한 정책을 넘어서, 문화적 전환을 유도하는 생활 기반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터키의 분리배출 시스템 구조와 실행 방식

터키는 제로 웨이스트 전략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분리배출 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왔다.

 

공식적으로 분류되는 폐기물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 종이 및 판지 (Paper & Cardboard)
- 플라스틱 (Plastic)
- 금속 (Metal)
- 유리 (Glass)
- 유기성 폐기물 (Organic Waste)
- 위험 폐기물 및 전자폐기물 (Hazardous & E-Waste)
이러한 분류 기준은 공공기관, 학교, 병원, 군부대, 상업시설 등을 중심으로 먼저 적용되었고,
이후 가정용 수거 시스템으로 확대되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색상별 수거함 설치, 지정된 수거일 운영, 분리배출 홍보 활동을 시행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분리배출 우수 가정’에 인센티브 제공 등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국 모든 공공기관과 학교, 2030년까지 전 가정에서 분리배출 100%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인프라 부족, 지역 간 편차, 시민 인식 미흡 등으로 인해 제도적 목표와 실제 분리 실천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생산자책임제(EPR)와 친환경 산업 유도 정책

2021년부터 터키는 생산자책임제(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제도를 도입하여,
제품 생산자 및 유통업자가 제품 및 포장재의 회수·재활용에 책임을 지도록 의무화했다.

EPR 제도는 아래와 같은 분야에 우선 적용되고 있다.
- 플라스틱 포장재
- 알루미늄 및 철 캔
- 유리병
- 전자 제품 및 배터리
- 타이어

이 제도 하에서 기업은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자체 회수 및 재활용 시스템 구축
- 정부가 승인한 재활용 협회 또는 민간기업에 위탁
- 일정한 ‘환경 기여금(eco-contribution)’ 납부

이를 통해 터키 정부는 생산 단계부터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구조로 전환하려 하고 있으며,
동시에 재활용 산업 육성 및 녹색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가 효과도 추구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친환경 포장재 사용 비율 의무화, 재활용 제품 라벨 표시제 등도 함께 추진되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의 협약을 통해 기술 및 정책 교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시민 참여 캠페인과 교육 기반 정책

터키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해 광범위한 시민 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캠페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활동들이 있다.

- “Temiz Türkiye” (깨끗한 터키) 캠페인

- 학교 대상 분리배출 워크숍 및 환경 교육

- SNS 기반 환경 챌린지 확산

- ‘제로 웨이스트 인증’ 공공기관 지정제 운영

특히 정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교육부(MEB)는 전 학교에 분리배출 필수 교육과정을 포함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민간 기업 및 NGO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실천 운동도 확산되고 있으며,
이케아(IKEA Turkey), 유니레버(Unilever Turkey) 등은 자사 포장재 회수함 설치 및 리필 스테이션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으로 시민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제도 실천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과의 비교 : 고도화된 기술 vs 생활 기반의 전환

한국은 RFID 기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플라스틱 라벨 제거 정책, 고속 자동 선별기 등
기술 중심의 고도화된 자원순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재활용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터키는 아직 전체 재활용률이 20% 미만이지만,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 생산자책임제 기반 정책, 생활밀착형 환경 교육을 통해
‘시민 주도형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양국은 서로 다른 조건과 문화에서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정책 자문, 재활용 기술 교류, 시민교육 콘텐츠 협력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